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이 8일 18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등번호 12번을 달고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함지훈은 은퇴 발표 직후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고 말했다. KBL에서 한 구단에서만 18시즌을 보낸 선수는 극히 드물다.
하이포스트에서 공격을 조립한 연결형 빅맨
KBL의 국내 빅맨은 대체로 두 유형으로 나뉜다. 골밑 마무리형이거나 리바운드와 스크린 중심의 궂은일형이다. 함지훈은 두 유형에 들어맞지 않았다.
그는 하이포스트에서 패스를 뿌리고, 상대 수비가 수축되면 외곽으로 연결했다. 골밑 매치업이 열리면 직접 마무리했다. 두 자릿수 시즌 평균 득점을 오래 유지했다.
수비에서는 블록슛 수보다 도움수비 타이밍과 위치 선정으로 팀 로테이션의 기준 역할을 했다. 스피드가 떨어진 뒤에도 판단력으로 버텼다.
KBL 구조에서 국내 빅맨의 역할
KBL은 외국인 선수의 득점 비중이 높다. 국내 가드는 압박 수비를 받는다. 전방에서 볼을 받아 공격을 다시 짜는 국내 빅맨의 역할이 커지는 구조다.
농구는 선수단 규모가 15명 안팎이다. 베테랑 한 명의 연봉과 출전시간이 곧바로 전술과 세대교체 문제로 이어진다.
주전에서 조력자, 벤치 리더로 역할을 옮겼다
함지훈은 전성기에 팀의 중심이었다. 커리어 중후반에는 출전 비중을 줄이면서 조력자와 벤치 리더로 역할을 바꿨다.
현대모비스는 KBL에서 시스템 농구와 조직 수비 색채가 강한 팀으로 분류돼 왔다. 함지훈은 그 팀의 전술 수행을 맡은 국내 빅맨이었다.
현대모비스, 국내 4번 자원 보강이 과제
현대모비스는 다음 시즌 로스터에서 국내 포워드 자원을 다시 짜야 한다. 최근 KBL은 템포를 올리고 픽앤롤 빈도와 외곽 슛 볼륨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동해 왔다.
신장이 크면서 패스와 외곽 수비를 함께 수행하는 국내 장신 자원은 부족하다. 대학 무대에서 올라오는 장신 선수는 외곽 기술과 골밑 기술 사이에서 애매한 경우가 많아 즉시전력보다 장기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한국 농구가 국제무대에서 지적받아온 약점 가운데 하나가 포워드·빅맨 포지션의 다기능성이다. 아시아 프로농구에서 한 구단에서만 18시즌을 뛴 선수는 흔치 않아, 함지훈의 커리어는 해외 농구 팬에게도 드문 기록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