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2022년 8월 신설된 경찰국을 폐지하는 내용의 직제 개정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행안부는 8월 4일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이날부터 11일까지 입법예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경찰국 폐지를 제도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로, 행안부는 이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달 말까지 개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경찰국 폐지는 경찰의 중립성 및 민주적 통제 강화를 위해 신속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입법예고 기간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일반 의견 제출과 전자우편, 팩스를 통한 의견 접수도 함께 진행된다. 행안부는 경찰국이 맡아온 자치경찰 지원 등 주요 업무를 경찰국 신설 이전 소관 부서로 이관해 업무 공백 없이 수행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월 출범 이후 경찰국 폐지를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밝혀 왔으며, 이번 입법예고는 대선 공약을 구체적인 행정 절차로 옮긴 첫 조치로 평가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경찰국이 담당해 온 조직·인사 관련 기능이 순차적으로 다른 부서에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국은 왜 논란이 됐나
경찰국은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 내에 신설한 조직이다.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이른바 검수완박 이후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설 당시 정부의 논리였다. 경찰국은 총경 이상 고위직 경찰 인사와 감찰, 감사 등 민감한 업무를 직접 다루며 행안부 장관의 소속 부서로 운영돼 왔다. 이는 1991년 경찰이 내무부 치안본부 체제에서 벗어나 독립 외청인 경찰청으로 출범한 이후 약 31년 만에 행정안전부가 다시 경찰 조직에 직접 관여하는 부서를 두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신설 초기부터 반발이 거셌다. 당시 전국 총경 19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회의를 여는 이른바 총경회의 사태가 벌어졌고, 정부는 이를 집단행동으로 규정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커졌다. 경찰국이 시행령과 부령 개정만으로 설치돼 법률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 그리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 고위직 인사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는 비판이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향후 절차와 전망
행안부 계획대로 입법예고와 규제 심사, 법제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경찰국은 신설 3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다만 경찰국이 맡아온 인사 추천과 조직 협의, 감찰 연계, 정책 조정 기능을 어느 부서로 이관할지는 후속 과제로 남아 있다. 행안부는 자치경찰 지원 업무를 경찰국 신설 이전 소관 부서로 되돌리겠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기능의 구체적인 이관 계획은 향후 시행규칙 개정 과정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국 폐지만으로 경찰의 독립성이 곧바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 고위직 인사 검증 체계 정비, 국가수사본부의 책임성 확보 등 후속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와 경찰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후속 조직 개편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