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덮친 ‘학술 용병’ 논란…랭킹 경쟁이 연구윤리 흔든다

대학가 덮친 ‘학술 용병’ 논란…랭킹 경쟁이 연구윤리 흔든다
**Considering retraction data**

I should look into retraction data, possibly from Korean sources. I could mention that, according to international databases, there are about 10,000 retractions each year, maybe even more. It’s important to note that one retraction can have serious consequences, like funding recovery or damage to a department’s reputation. I also need to explore future projections and propose policy changes, including transparency in authorship and data disclosure. I’ll aim for an article around 5,500 to 6,500 characters.

2026년 4월 9일 한국 대학가에서 다시 불붙은 쟁점은 입시도, 등록금도 아닌 ‘학술 용병’ 논란이다. 연합뉴스가 이날 전한 “그놈의 랭킹이 뭐길래”라는 현장 반응은 단순한 감정적 항의가 아니다. 교수사회가 문제 삼는 핵심은 세계대학평가와 연구실적 경쟁이 결합하면서, 논문 작성·영문 교정·통계 분석·저자 등재까지 외부 시장에 맡기는 왜곡된 관행이 학문 생태계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일부 글로벌 대학평가에서 평판과 논문 영향력 관련 지표 비중은 50%를 훌쩍 넘고, 국내 대학의 승진·재임용 평가에서도 연간 게재 편수와 피인용 지표가 사실상 생존 조건처럼 작동한다.

문제는 이 현상이 몇몇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4%를 웃도는 대표적 연구집약 국가이지만, 현장에서는 “돈과 시간이 있는 연구자가 아니라 시스템에 잘 적응한 연구자가 살아남는 구조”라는 자조가 나온다. 대학 본부는 순위를 올리려 하고, 단과대는 정량 실적을 압박하며, 교수는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어야 하고, 대학원생은 그 압박의 최전선에 선다. 그 결과 연구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숫자를 맞추기 위한 외주와 편법이 시장처럼 형성되는 역설이 벌어진다.

랭킹이 만든 압박, 왜 지금 더 거세졌나

대학평가는 원래 교육·연구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참고지표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참고가 아니라 자금과 명성, 학생 모집, 교수 채용을 좌우하는 ‘사실상의 지배 지표’가 됐다. QS 세계대학평가 기준으로 학계 평판 30%, 논문 피인용도 20%, 고용주 평판 15% 등 정성처럼 보이지만 결국 연구 실적과 외부 인지도를 밀어 올리는 항목 비중이 크다. THE 등 다른 평가도 연구 환경, 연구 품질, 국제 공동연구를 묶어 반영하기 때문에 대학 본부 입장에서는 순위를 올리기 위한 가장 빠른 카드가 ‘보이는 실적’이 된다.

이 구조는 개별 교수 평가로 곧장 내려온다. 교수 승진과 재임용에서 SCI(E)급 논문 수, 상위권 저널 게재 여부, 교신저자 실적, 연구비 수주액이 세부 기준으로 작동하는 대학이 적지 않다. 정량평가가 객관성을 준다는 이유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학문 분야별 차이를 무시하는 부작용이 크다. 공학·의학처럼 대형 공동연구가 활발한 분야와 인문사회처럼 단독 저술이 많은 분야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연구의 깊이보다 산출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인사 구조가 기운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간 서열 경쟁이 더 치열해진 점이 압박을 키웠다. 신입생 충원율과 재정지원사업 선정 여부가 흔들리면 지방대부터 직격탄을 맞는다. 대학 본부는 외부에 보여줄 순위와 실적을 필요로 하고, 단기간에 수치를 올릴 수 있는 영역으로 교수사회 압박이 집중된다. 결국 ‘랭킹 상승’이라는 기관 목표가 ‘연구윤리 유연화’라는 개인의 유혹으로 번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학술 용병’은 무엇이고, 어디서부터 선을 넘나

현장에서 말하는 학술 용병은 하나의 행위를 뜻하지 않는다. 합법적 영문 교정이나 데이터 시각화 지원처럼 연구를 보조하는 서비스부터, 연구 설계 대행, 통계 결과 맞춤형 재분석, 문장 전면 대필, 심지어 부당한 저자 추가·삭제 알선 의혹까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어디까지가 정당한 연구지원이고, 어디서부터 연구의 실질적 기여를 왜곡하는 부정행위인지 경계가 흐려졌다는 점이다.

가장 자주 지적되는 것은 저자 자격의 거래화다.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는 저자 요건으로 연구 설계 또는 데이터 해석에의 실질 기여, 원고 작성 또는 비판적 수정, 최종 승인, 책임성 수용 등 4가지 기준을 모두 요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교신저자 이름값, 국제 공동연구 실적, 사업 수주를 위한 경력 포장 때문에 실질 기여가 불분명한 저자 등재가 반복적으로 문제 된다. 한 번 이름이 올라가면 개인은 실적을 얻고, 기관은 편수를 얻지만, 진짜 연구자는 공정한 보상을 잃는다.

또 다른 경계선은 통계와 글쓰기의 외주화다. 통계 자문 자체는 연구 품질을 높이는 정상적 절차일 수 있다. 그러나 가설에 맞는 유의확률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석 방법을 바꾸거나, 원자료를 해석하는 핵심 판단을 외부 업체가 대신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문장 교정 역시 영어 표현을 다듬는 수준을 넘어 논리 전개와 결론 제시를 외부가 사실상 재구성한다면, 그 논문은 누구의 연구인지 묻게 된다. 연구의 본질인 질문 설정과 해석 책임이 시장에 위탁될 때, 학문은 서비스 상품으로 변질된다.

왜 교수들이 ‘부글’하는가…개인 비윤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

교수사회의 분노는 단순히 몇몇 부정행위를 옹호하거나 반대로 처벌을 강화하자는 차원이 아니다. 더 깊은 층위에는 “성실하게 연구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 보는 구조”에 대한 반발이 깔려 있다. 논문 한 편을 위해 2~3년간 현장조사와 데이터 축적을 거치는 연구자와, 외부 자원을 동원해 1년 안에 여러 편의 결과물을 생산하는 연구자가 같은 표에서 비교될 때, 시스템은 후자를 보상하기 쉽다. 정량지표는 계산하기 쉽지만, 학문의 독창성과 장기 기여를 포착하는 데는 취약하다.

여기에 연구비와 행정의 이중 부담이 겹친다. 교수들은 강의, 학생지도, 학과 행정, 각종 위원회 업무를 병행한다. 특히 지방대나 중소규모 대학은 전임교원 1인이 감당하는 행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연구에 몰입할 시간이 줄어들수록 ‘외부 도움’에 의존할 유인이 커진다. 결국 학술 용병 시장은 개인의 도덕성 결핍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시간 부족과 평가 압박, 행정 과중이 겹친 구조적 틈에서 성장한다.

또 하나의 배경은 국제화 압박이다. 영어 논문, 해외 공저, 국제 저널 게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경력의 기본값처럼 여겨진다. 문제는 연구역량의 국제화와 영어 문서 생산능력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수한 연구자라도 학문 영어 쓰기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그 격차를 메우는 과정에서 정상적 교정 서비스와 부당 대행 서비스가 뒤엉킨다. 제도는 국제화를 요구했지만, 그 국제화를 정직하게 수행할 교육과 지원 인프라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대학원생과 젊은 연구자들이다

학술 용병 논란의 직접 피해자는 연구윤리 규정을 어긴 개인만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큰 부담은 대학원생과 초기 연구자에게 전가된다. 연구실 실적이 곧 지도교수의 평가와 연구비, 다음 과제 수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학생들은 촘촘한 압박을 받는다. 실험과 데이터 정리, 초안 작성, 학회 발표, 행정 보조까지 수행하면서도 실제 공헌이 저자 순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면, 학문 공동체에 대한 신뢰는 빠르게 무너진다.

젊은 연구자에게 더 치명적인 것은 공정 경쟁의 붕괴다. 박사후연구원이나 비정년트랙 교원은 짧게는 1~2년 단위 계약 속에서 실적을 쌓아야 한다. 이때 논문 대필이나 부당 저자 등재가 암암리에 통용되면, 정직한 연구만으로 버티는 사람이 가장 늦게 성과를 낸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 결국 인재 유출이 발생한다. 연구현장에 남는 이는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불안정 노동과 비정상 관행을 견딜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뀔 위험이 있다.

학생 교육의 질 저하도 간과할 수 없다. 교수가 연구 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쓰는 대신 외주와 편법에 의존하면, 후속 세대가 배우는 것은 학문 방법론이 아니라 ‘성과 생산 요령’이 된다. 그 결과 대학은 지식을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제조하는 공간으로 오해받는다. 이는 학계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에서 검증된 지식이 산업계, 정책 현장, 의료 시스템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연구의 신뢰 훼손은 사회 전체의 의사결정 비용을 높인다.

숫자 경쟁이 불러올 사회적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연구윤리 훼손의 비용은 대개 사건이 터졌을 때만 계산된다. 하지만 실제 손실은 더 광범위하다. 논문 철회가 발생하면 해당 연구비 환수, 기관 감사, 후속 과제 지연, 국제 공동연구 차질이 뒤따른다. 국제적으로는 논문 철회 건수가 연간 1만 건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늘었다는 집계가 나올 만큼 검증 시스템이 엄격해지고 있다. 한 대학에서 부정 사례가 반복되면 개별 교수의 문제가 아니라 기관 신뢰도 전체가 훼손되고, 이는 유학생 유치, 해외 파트너십, 기업 공동연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

산업적 파장도 작지 않다. 특히 의생명, 신약, 인공지능, 반도체처럼 논문과 특허, 기술이전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분야에서는 연구 데이터의 신뢰성이 곧 사업화의 기초가 된다.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개발이 진행되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연구개발비 수십억 원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재현성 부족으로 멈출 경우, 잃는 것은 돈만이 아니다. 인력, 시간, 시장 진입 기회, 국제 신뢰를 동시에 잃는다.

사회적 신뢰 하락은 더 장기적인 손실을 낳는다.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시민은 전문가 판단을 의심하게 되고, 정책은 설득력을 잃는다. 팬데믹, 기후위기, 인구구조 변화처럼 복합 위기 시대일수록 사회는 더 많은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연구현장 자체가 숫자 맞추기와 외주 의존으로 비쳐지면, 전문성의 권위는 급속히 훼손된다. 한 사회가 지식 생산 체계를 신뢰하지 못하면, 결국 비용은 민주주의와 공공정책의 품질 저하로 돌아온다.

해법은 단속만이 아니다…평가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첫 번째 해법은 ‘저자 기여의 실명화’다. 이미 국제 학술계에서는 CRediT 분류처럼 개념화, 방법론, 데이터 큐레이션, 분석, 원고 초안, 검토·수정 등 세부 기여를 공개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 대학도 논문 편수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누가 무엇을 했는지 평가하는 체계로 옮겨가야 한다. 교신저자·제1저자 여부만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은 이제 실제 기여를 반영하기에 너무 낡았다.

둘째는 인사와 재정지원의 평가 항목을 줄이고 깊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일이다. 연간 편수 경쟁을 유도하는 세부 점수표를 손보지 않으면 어떤 윤리교육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최근 3년간 대표 연구 3편만 제출하게 하고,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동료평가를 강화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논문 수 10편보다 학문적 파급력이 큰 1편을 더 높게 평가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외주와 편법의 유인이 줄어든다.

셋째는 합법적 지원과 불법적 대행의 경계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문 교정, 통계 자문, 데이터 관리 지원은 연구 품질 향상에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계약 범위, 수정 이력, 기여 공개 여부를 표준화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연구자가 외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정상적 지원 서비스는 제도권으로 들어오고, 반대로 대필과 저자 거래 같은 음성 시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대학이 바뀔지, 숫자가 이길지

이번 논란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기 어렵다. 대학평가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순위 변동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대학 본부는 이를 홍보와 재정 전략에 활용한다. 반면 교수사회와 연구자들은 정량 중심 구조의 부작용을 더 크게 체감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핵심 쟁점은 ‘순위 자체를 부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순위를 참고지표로 돌려놓고 내부 평가는 질 중심으로 재설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대학이 실제로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연구윤리 사건이 반복되고 국제 학술지의 검증이 강화될수록, 사후 징계 중심 대응만으로는 기관 리스크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노트, 원자료, 분석 코드의 보관 의무를 강화하고, 저자 기여 공개와 외부 지원 공개를 표준화하는 제도는 비교적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카드다. 다만 더 근본적인 변화, 즉 승진과 사업평가에서 편수 중심 배점을 줄이는 개편은 대학 내부 저항과 이해관계 충돌이 커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학술 용병 논란은 ‘일부 교수의 윤리 문제’라기보다 한국 사회가 지식을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해왔는지에 대한 집단적 질문에 가깝다. 2026년 4월 9일의 분노는 논문 한 편의 진위만을 다투는 감정이 아니다. 대학의 순위가 높아져도 연구의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 전체의 손실이 더 크다는 경고다. 숫자를 올리는 대학은 단기간에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신뢰를 잃은 대학은 오랫동안 회복하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실적이 아니라, 어떤 실적이 진짜 지식인지 가려내는 제도의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