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정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정책 조정과 서울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시장 참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결정짓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SR 정책 조정, 시장 안정화 신호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DSR 적용 제외 방침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로 인해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적 배려로 해석된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금리 변동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접근성이 크게 제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6·27 대책 이후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다음번 기준금리 인하 때까지 시간을 두고 시장 흐름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급격한 정책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시장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 지역별 양극화 심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역별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윗값은 약 10억 원이지만, 강남구의 경우 24억 원, 노원구는 5억 9천만 원으로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잠원한강 전용면적 84㎡가 이달 35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잠원한신 전용 84㎡도 올해 6월 34억 원에 거래되어 5개월 만에 7억 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에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구축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6-2027년 입주 물량 부족과 전셋값 상승,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등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와 2024년 7-8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여전히 높은 집값 수준은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은행이 2025년 1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이는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2025년 상반기가 내집마련을 위한 좋은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경민 교수는 “2025년은 서울 부동산이 슈퍼사이클의 파도를 타는 해가 될 것”이라며 “단기간의 폭등이 아닌 장기간의 상승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2025년 9월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 정책, 금리 동향, 공급 물량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잡한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인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