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부동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보다 훨씬 엄격해진 대출 심사 기준으로 인해 주택 구매자들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 금융권 확대 적용, 가산금리 1.5% 적용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예정대로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이번 3단계부터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타대출 등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기존 2단계에서는 스트레스 금리 0.75%를 50%만 반영했지만, 3단계부터는 100% 전면 적용되어 대출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다만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올해 12월말까지 2단계 스트레스 금리인 0.75%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소득 1억원 기준, 대출한도 1억원 이상 감소
금융위원회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 감소 폭이 상당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1억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분할상환 조건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규제 시행 전에는 최대 6억58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3단계에서는 5억5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규제 시행 전과 비교해 1억200만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의 경우도 규제 시행 전 3억2900만원에서 2억7800만원으로 5100만원이 줄어들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대출한도 감소폭도 더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시행 전 대출 수요 급증 현상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 7000억원 증가 대비 상당폭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도 4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 3조7000억원보다 늘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선 창구에서 DSR 3단계가 시행되는 7월이 되면 더욱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상담이 많다”며 “점차 수요가 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세대출 심사도 강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과 함께 전세대출 심사도 까다로워졌다.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조정했다.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현행 보증 비율인 90%와 일원화하는 조치다.
그간 은행은 보증기관 보증이 있으면 담보 없이 보증비율 100%로 전세대출을 내줬지만, 이제는 차주가 10%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고정금리 대출 유도 정책 강화
정부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과 함께 순수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도 강화했다. 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을 현행보다 높여 변동금리 대출의 리스크를 강조했다.
이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차주의 상환 부담을 줄이고, 금융 안정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금융권에서는 고정금리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대출한도 축소로 인해 고가 주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부동산은 스트레스 금리 완화 조치로 인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건설경기 부진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기존 2단계 기준을 유지하기로 한 만큼,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전망과 대응 전략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의 일환으로 추진한 스트레스 DSR 제도의 3단계 시행으로 선진화된 가계부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금은 관계부처와 금융권이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기”라며 “전 금융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 구매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더욱 신중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출한도 축소를 고려해 자기자본 비중을 늘리거나, 구매 예산을 조정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안정화라는 정책 목표와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기회 보장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