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책 불확실성 사이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는 신중한 관망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9일 발표한 ‘2025년 부동산 10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 하락 폭과 속도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시중금리 하락 폭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리 하락은 개인 투자보다 기관 참여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주택시장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한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5~4.5% 수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탄핵 정국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는 공급 부족과 전세난 해소 지연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반면, 지방은 미분양 부담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주택 수요와 공급이 모두 살아날 수 있지만, 정책 방향의 예측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33만56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난·안전·주거복구에 집중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서민 주거 안정과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2025년 상반기가 실수요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매수 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