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HBM4 개발 완료로 메모리 반도체 패권 강화…테슬라 165억 달러 수주도 성사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시작했다고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식 발표했다. 또한 테슬라로부터 약 165억 달러 규모의 첨단 제품 수주를 성사시키는 등 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 완료한 HBM4는 10나노급 6세대(1c) 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최첨단 메모리 제품이다. 기존 HBM3E 대비 대역폭과 용량이 대폭 확대됐으며, AI 가속기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핵심 부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HBM4가 생성형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담당할 게임체인저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HBM 사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분기 HBM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이 중 HBM3E(5세대) 제품의 비중이 전체의 80% 후반을 차지했다. 이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칩 업체들의 검증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HBM3E 판매량을 상반기 대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HBM4까지 더해지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더욱 확실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테슬라와의 대규모 수주 계약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65억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은 자율주행 칩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첨단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핵심 파트너로 선정된 것이다.
테슬라와의 계약은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한 대당 반도체 탑재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 분야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외에도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의 추가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생산 역량 확대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공장 구축을 통해 2026년부터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테일러 공장은 3나노, 2나노 등 최첨단 공정을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로 구축되며, 특히 AI 칩과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에 특화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개선 소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HBM4 개발 완료와 테슬라 수주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모두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 그리고 대만 TSMC와의 치열한 경쟁 등이 삼성전자의 사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도전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혁신 가속화와 고객 다변화, 그리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과 AI 칩 분야에서의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