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신작 ‘오디세이’,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 역

크리스토퍼 놀런 신작 ‘오디세이’,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 역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맷 데이먼이 트로이 전쟁 후 이타카 왕국으로 귀향하는 오디세우스를 연기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삼았다. 주인공은 트로이 목마 작전을 이끌었던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다. 전쟁에서 이긴 그가 고향인 이타카 왕국에 닿기까지의 길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트로이 전쟁은 승리로 끝났지만 전쟁 자체에 10년이 걸렸고, 바닷길을 통한 귀향도 위기의 연속이라 오디세우스는 쉽사리 이타카로 돌아가지 못한다.

왕이 없는 이타카, 남겨진 모자

왕이 살아 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타카는 혼란에 빠진다.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결혼해 빈 왕좌를 차지하려는 구혼자들이 몰려들어서다.

갓난아기 때 아버지와 헤어진 왕자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혼란한 정국에 분노하지만, 자기보다 강한 구혼자들을 제압할 힘도 권력도 없다.

영화는 이타카에 남겨진 모자가 겪는 씁쓸한 상황과 오디세우스의 척박한 귀향길, 트로이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자연스레 교차해 보여준다. 출정에서 전쟁 종료까지 10년, 귀환 과정에 또 10년이 걸리는 긴 시간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지루함 없이 이어진다.

외눈박이 거인의 동굴에서 트로이 성 함락까지

귀향선이 거치는 기항지도 수없이 많다. 외눈박이 거인의 동굴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를 지나고, 사자와 호랑이, 표범 같은 동물들이 동물원처럼 기이하게 돌아다니는 섬에도 발을 딕는다.

백미로 꼽히는 장면은 트로이 목마다. 오디세우스와 병사들이 목마 안에 숨어 몇 날 며칠을 버티다 때를 노리고 빠져나와 트로이 성을 함락한다. 캄캄한 밤에 횃불에만 의지해 화살과 창, 단검으로만 싸우는 청동기 시대의 전투는 폭발적인 무기가 없어 오히려 더 격렬하고 치열하게 느껴진다.

음악은 북소리와 징 소리를 섞은 듯한 질감으로 전투 장면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몇 배로 끌어올린다. ‘테넷’(2020)과 ‘오펜하이머’(2023)에 이어 놀런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루드비히 고란손 음악감독은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고대 악기인 리라와 아울로스 등을 활용해 음향 작업을 했다고 한다.

영화 역사상 최초의 전편 아이맥스 필름 촬영

컴퓨터그래픽(CG)은 최소한으로 썼다. 대신 그리스와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미국 등 세계 곳곳의 장엄한 자연을 배경으로 직접 촬영해 현실감을 더했다.

특히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아이맥스(IMAX) 필름 포맷으로 촬영했다. 91일간의 촬영 기간에 쓰인 필름은 총 210만 피트, 약 64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품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연 현상을 신의 의지로 해석했던 고대인의 감각과 경험을 관객이 극장에서 체험하듯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고 놀런 감독은 밝힌 바 있다.

신에게도 굽히지 않는 패기와 섬세함

그리스 로마신화를 배경으로 하지만 배경지식 없이 영화 안의 설명만으로도 전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놀런 감독은 인물 관계도나 역사적 맥락보다 현대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오디세우스는 뛰어난 지략가이자 병사들을 아끼는 왕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만나러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남자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전략을 짜냈지만 트로이 목마 작전이 먹혀들며 이어진 끔찍한 살육의 현장에서는 인간적인 고뇌를 느낀다.

맷 데이먼은 이 두 면을 한 인물 안에 같이 담았다. 인간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신들에게도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패기와, 작은 동물 한 마리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섬세함을 함께 지닌 오디세우스를 입체적으로 묘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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