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지한 교수팀, 양자컴퓨팅으로 차세대 소재 설계 혁신 이룬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복잡한 다성분 다공성 물질(MTV, Multivariate Metal-Organic Framework)의 설계 난제를 해결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컴퓨팅으로는 불가능했던 수백만 가지 조합의 소재 구조를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한 성과다.

MTV 소재는 다양한 유기 리간드와 금속 클러스터를 결합해 형성되는 구조체로, 가스 흡착, 혼합 가스 분리, 센서, 촉매, 에너지 저장 및 전환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구성 요소들의 조합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컴퓨터로는 MTV 구조 설계와 물성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세계 최초 양자컴퓨팅 기반 MTV 설계 기법

연구팀은 복잡한 MTV 구조를 그래프로 표현한 후, 각 연결점과 블록 타입을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로 변환해 계산하는 독창적인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조성적, 구조적, 균형 제약 조건을 통합한 해밀토니안 모델을 구축하고, 변분 양자 회로(Variational Quantum Circuit)와 샘플링 VQE(Variational Quantum Eigensolver)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적의 MTV 구성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연구팀은 실험적으로 알려진 MTV 다공성 물질들인 Cu-THQ-HHTP, Py-MV-DBA-COF, MUF-7, SIOC-COF2 등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실제 기저상태 구성을 성공적으로 재현해내며 모델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더 나아가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서도 VQE 계산을 수행해 검증을 완료했다.

탄소 포집부터 이온 전도성 전해질까지 응용 무궁무진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MTV 설계의 병목현상을 양자컴퓨팅으로 해결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정밀한 조성이 핵심인 탄소 포집 및 분리, 선택적 촉매 반응, 이온 전도성 전해질 등의 분야에서 맞춤형 소재 설계 기술로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양자컴퓨팅이 이론적 탐구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실험과 소재 설계 분야에서 실용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5년 들어 한국 IT 업계가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KAIST의 이번 성과는 한국이 양자 기술의 상용화 단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연구에는 박사과정 강신영, 김영훈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arXiv 프리프린트 서버에 2월 10일 초기 버전이 공개되고 5월 9일 수정 버전이 게재됐다. 김지한 교수 연구팀은 이전에도 인공지능 기술과 분자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제올라이트 구조체 설계 연구로 주목받은 바 있어, 이번 양자컴퓨팅 연구는 그 연장선상에서 더욱 진보된 계산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양자컴퓨팅의 실용적 활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소재 과학 분야에서 양자 우위성(Quantum Advantage)을 실현할 수 있는 유력한 응용 분야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양자 기술 상용화 로드맵에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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