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25주 연속 상승, 금리 인하 효과로 전세시장 급변

서울 아파트 25주 연속 상승, 금리 인하 효과로 전세시장 급변

서울 아파트 시장이 2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강력한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9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3% 상승하며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매매와 전세 시장 모두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재건축·신축 단지 중심 가격 상승세 가속

이번 상승세의 핵심은 재건축과 신축 단지들의 가격 급등이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들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반포동의 한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대비 평균 3억원 이상 오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축 아파트 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강남권 신축 단지들의 경우 분양가 대비 30~40%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2026~2027년 입주 예정 물량의 부족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가격 상승은 단순한 투기 수요가 아닌 실제 공급 부족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전세시장 대변혁, 전세 거래 비중 60% 돌파

더욱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세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6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몇 분기 동안의 통계와 비교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로, 금리 인하에 따른 매매 부담 증가와 전셋값 상승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역설적으로 전세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 상승으로 매매 진입 장벽이 높아진 실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임대인들은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추가 투자에 나서면서 전세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정책의 이중적 효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한 결정은 부동산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매매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집값 상승 속도가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률이 더 높아 실질적인 구매력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3억원 아파트를 구매하는 경우, 금리 인하로 월 상환액은 약 15만원 줄어들지만 같은 기간 집값이 3,000만원 이상 오르면서 실제 구매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가 추가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듯이, 통화정책과 부동산 정책 간의 미묘한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5년 하반기 시장 전망과 정책 과제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추가적인 대출 규제 강화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 요인으로는 2026~2027년 입주 물량 부족과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환율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이 있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경기 침체 우려와 2024년 하반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여전히 높은 절대 가격 수준, 정부의 추가적인 대출 규제 강화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정책 당국으로서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만, 이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는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는 공급 확대와 세제 정책 등 직접적인 부동산 정책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방 부동산 시장은 서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향후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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