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30억 돌파 단지 속출, 버블 논란 재점화

서울 아파트값 30억 돌파 단지 속출, 버블 논란 재점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30억 원을 돌파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과 버블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 76㎡ 기준 실거래가가 32억 원을 기록했으며,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전용 84㎡가 35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 대비 각각 8억 원, 10억 원이 오른 가격으로, 상승률이 33~40%에 달한다. 서초구 반포자이, 용산구 한남더힐 등 주요 단지들도 줄줄이 30억 원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급등세가 실수요에 기반한 것인지, 투기적 수요에 의한 버블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소득 대비 과도하게 상승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맞물려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의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8.5배로 세계 주요 도시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 규제 정책과 시장 반응

정부는 긴급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며 시장 진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강남 4구와 용산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하고,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주택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를 40%에서 20%로 낮추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40%에서 30%로 강화했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최대 75%까지 부과하고, 종합부동산세율도 최고 6%로 인상하는 초강력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 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필요시 추가 대책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제각각이다. 일부에서는 규제 발표 직후 관망세가 나타났지만, 마지막 버스 심리로 오히려 매수 문의가 늘어난 지역도 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발표 후 오히려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못 산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 전망과 투자 전략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서울 아파트의 희소성과 꾸준한 수요를 고려하면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부정론자들은 “금리 인상과 규제 강화로 급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명백한 과열 국면”이라며 “역사적으로 PIR이 15배를 넘으면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1~2년 내 10~20%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부동산114 송승현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은 구조적 문제”라며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수요자라면 무리한 대출보다는 자금 여력 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