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1주차 0.02%로 상승 전환한 이후 현재까지 상승 폭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해 전주 0.08%보다 오름폭이 더욱 커졌다.
지역별 상승률과 주요 상승 요인
지역별로 살펴보면 성동구가 0.2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광진구 0.20%, 마포구 0.17%, 중구 0.16%, 강남구 0.15%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승세는 거래 위축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면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태의 연장으로 인한 토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시공비 증가가 착공 물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미래 공급 부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의 경우 착공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해 향후 최소 3년간은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금리 정책과 대출 규제로 평가된다. 주택은 고가성으로 인해 대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이 주택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과 시중 금리 동향이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기준금리가 인하되어 국고채 10년물 금리까지 하락하면 매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상승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리 인하 효과가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완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등이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되면서 매수자들의 구매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는 규제 완화보다는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이 유지되고 있어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세 시장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24년 3분기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의 비중이 60%를 넘어 6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매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구매를 미루고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저하고(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경민 교수는 “2025년은 서울 부동산이 슈퍼사이클의 파도를 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정국 불안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 상실과 갈등의 장기화 가능성이 시장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단순한 투기가 아닌 구조적 공급 부족과 금융 정책의 복합적 작용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금융 규제 조정이 향후 시장 안정화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신규 택지 개발이 중장기적인 시장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