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반도체 생태계 대변혁, 삼성·네이버·스타트업 총력전

2025년 9월,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가 전례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4 양산으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회복에 나서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AI 서비스 상용화로 수익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AI 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탈환 작전

삼성전자는 2025년 FMS(Flash Memory Summit)에서 AI 시대를 위한 메모리·스토리지 혁신 전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특히 차세대 PM1763 PCIe 6.0 SSD가 ‘Most Innovative Memory Technology’ 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의 반전 드라마다. 삼성은 지난해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공급에 실패하며 SK하이닉스에 시장을 내줬지만, 올해 안에 HBM3E 12단 개선 제품의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와 6세대 HBM4 제품 양산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에 HBM4를 공급하기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AI가 Generative AI에서 Agentic AI, 그리고 Physical AI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공정 기반의 HBM, DDR5, LPDDR5X, GDDR7, 서버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빅테크의 AI 수익화 본격화

네이버는 자체 개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 ‘큐(CUE:)’를 고도화하며, 상반기 중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인 ‘AI 브리핑’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AI 맞춤 상품 제공 앱인 ‘네이버 플러스스토어’를 1분기에 출시하며 커머스 분야에서의 AI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는 대화형 AI 비서 ‘카나나’의 이용자 테스트를 상반기 목표로 추진 중이며, 4월 일반 대상 CBT(Close Beta Test) 형식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두 기업 모두 2025년을 생성 AI 기술의 본격적인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AI 기술로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의 AI 기술 내재화가 국내 AI 생태계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발표한 ‘세계 100대 AI 기업’에 한국 스타트업 4개사가 선정되며 국내 AI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개발 LLM ‘솔라(Solar)’와 문서 처리 AI 기술로 글로벌 인정을 받았으며, 올해 4월 시리즈B에서 1000억원을 조달하며 국내 AI 기업 투자 유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내용 이해 및 검색 AI 기술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4년 연속 ‘AI 100’에 이름을 올렸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퓨리오사AI가 LG AI Research와 협력하여 RNGD 서버 공급을 확정했다. LG는 자사 초거대 AI EXAONE 모델을 퓨리오사AI 칩 기반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는 국산 AI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리벨리온은 사피온코리아와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며 서버용 AI 반도체 ‘아톰’과 ‘리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도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5개팀에 ‘K-AI 모델’, ‘K-AI 기업’ 명칭을 부여하며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AI산업협회 관계자는 “2025년은 생성 AI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이라며 “대기업의 기술력과 스타트업의 혁신성이 결합되면서 한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부터 AI 서비스, 스타트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성장하는 한국의 AI 생태계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