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포럼 2025 개막, HBM4와 맞춤형 AI 반도체로 미래 전략 제시
삼성전자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제9회 삼성 AI 포럼 2025를 개막하며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과 비전을 공개했다. 이번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를 포함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과 고객 맞춤형 Custom HBM 전략을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시대는 반도체 기술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메모리 솔루션으로 AI 혁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Custom HBM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HBM4는 현재 양산 중인 HBM3E 대비 대역폭이 2배 향상된 2TB/s를 달성했으며, 전력 효율도 30%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 상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온디바이스 AI 기술 혁신과 실시간 처리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포럼에서 TV나 모니터 내부의 소형 칩(TCON)에서 직접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FHD 영상을 실시간으로 UHD 품질로 변환할 수 있으며, 별도의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고품질 영상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생산기술연구소 AI팀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는 개인정보 보호와 실시간 처리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다”며 “2026년부터 실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특히 게이밍 모니터와 고급 TV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설계 자동화 도구인 AI Design Assistant를 공개했다. 이 도구는 기존 6개월 걸리던 반도체 설계 과정을 2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으며, 설계 오류도 80% 이상 감소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로벌 협력과 생태계 구축
이번 포럼에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이안 벅 부사장은 “삼성전자와의 HBM 협력을 통해 차세대 AI 가속기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국내 AI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C-Lab AI Accelerator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망 AI 스타트업에 최대 10억 원의 투자금과 함께 삼성의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 말까지 20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AI 전략이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종합적인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Custom HBM 전략은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