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제 0.8% 저성장 지속… 건설투자 부진과 소비회복 기대

KDI, 한국 경제 0.8% 저성장 지속… 건설투자 부진과 소비회복 기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신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0.8%에 머물며 코로나19 이전 평균 성장률(3%대 초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건설투자 급감과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DI는 2025년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유지하되, 2026년에는 내수 점진적 회복에 힘입어 1.6%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11일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과거 평균 성장률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투자 8.1% 급감, 경제 발목 잡아

올해 경제성장률 저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KDI는 2025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8.1%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금리 기간 중 건설 수주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전년도 이미 3.3% 감소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더욱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전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간 동안 누적된 건설 수주 감소가 올해 본격적으로 실제 투자로 반영되면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2026년에는 건설 수주 회복 효과가 점차 나타나며 2.6%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소비회복 기대감 속 반도체 호조세

경제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민간소비의 경우 금리 하락과 소비진작책 효과로 2025년 1.3%, 2026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하반기부터 소비 위축세가 완화되면서 소비 여건이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25년 1.8%, 2026년 1.6%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리 하락과 반도체 업황 호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7월 말 11개월 만에 주가 7만원대를 회복했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형 계약 체결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2.7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전망은 어둡다. KDI는 2025년 수출 증가율을 2.1%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본격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6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0.6%로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재화 수출의 경우 2025년 1.2%, 2026년 0.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고용 시장도 위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작년 16만명에서 올해 15만명, 내년에는 약 11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건설업 위축과 전반적인 경기 둔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KDI는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공사 지연 가능성과 미중 등 주요국 간 무역분쟁 격화 시 대외수출 여건 악화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적 개혁과 함께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건설투자 회복과 소비 진작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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