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대 최고 신기록 달성, 연준 금리인하로 반도체주 급반등
2025년 9월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열띤 관심을 끌고 있다. 9월 17-18일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4.0~4.25%로 조정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18일 3461.30포인트로 마감하며 지난 16일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고 종가를 갱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90포인트(1.40%) 상승하며 투자심리 개선을 보여줬다. 특히 반도체 주식들이 일제히 급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94%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3개월 만에 ‘8만전자’ 고지를 탈환했고, SK하이닉스는 5.85% 상승한 3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한미 금리차 축소로 자금 유입 기대감 증대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가 2%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축소됐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2.5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의 매력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연준이 9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면서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연준 금리 인하 발표 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보험성 금리 인하, 반도체 등 주도주의 이익 개선, 정부 정책 효과를 고려할 때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강세
반도체 주식의 강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직결된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 효과를 통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관련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은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AI 반도체 수요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경우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업 확장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가 상승폭이 더욱 컸다.
한국 증시의 이번 상승세는 단순히 외부 요인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력 수출 업종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4분기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마련됐지만, 부동산 문제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될 것으로 보기엔 다소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와 가계부채 증가 리스크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향후 한국 증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행보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그리고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주목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