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8명은 올해 하반기 집값이 수도권 위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시기별로는 1·2분기 약세 후 3·4분기 강세로 돌아서는 ‘상저하고’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관망세, 하반기 상승 동력 확산
헤럴드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부동산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탄핵 정국, 대출 규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이 맞물려 관망세가 지속되다가 하반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준금리 인하, 공급절벽 등을 기점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변화(탄핵 정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 ▷대출 규제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등을 2025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4대 지표로 꼽았다.
서울 강남권 상승세 지속
실제로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미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 6월 1주차 기준으로 서울은 1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전주 대비 0.19% 올랐다.
특히 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송파구가 0.50%, 서초구가 0.42%, 강남구가 0.40% 상승하며 재건축·대단지 수요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강북권에서도 마포구 0.30%, 용산구 0.29%, 성동구 0.26% 상승하며 역세권·신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의 경우 지난주 약 10건의 거래가 나왔고, 평당 2억원 거래 이후 대부분 매물들이 평당 2억원으로 호가를 올렸다. 현재는 매물 부족 상황이다. 삼성 힐스테이트도 1단지 32억원, 2단지 33억원에 약 8건이 거래되며 호가 상승과 함께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 중심 상승 예상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분기까지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로 집값이 보합을 유지하다가 2분기 이후 전월세 탈안 현상이 가중되며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본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실수요자들이 대출 규제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주택을 매수할 수 없게 되면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절벽 문제가 현실화되는데다 기준 금리 인하까지 겹쳐 매매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양극화 심화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별 양극화는 올해에도 심화될 것’이라며 ‘서울은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5년 부동산 10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 내 지역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는 신축 아파트 선호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가격 상승 압력
주택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월세 시장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착공 감소로 주택 준공물량이 감소하고, 정비사업 비중이 큰 수도권은 착공 증가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는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서초구 메이플자이의 경우 전세가가 17~18억원 선에서 거래가 주춤하다가 15.5~16억원 선으로 조정되면서 전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핵심 변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5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나 시중 금리 하락 폭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금리하락은 개인 투자보다 기관참여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더욱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며 자산시장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와 성장동력 약화로 한국 경제의 부진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경제 불안요인의 해소와 성장동력에 대한 신뢰 회복이 부동산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 불확실성이 최대 리스크
정책 불확실성 심화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도 주요 변수다. 정책 추진동력이 약화 우려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향후 정책 방향이 선회할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 투자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반기를 내 집 마련의 적기로 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망세가 지속되는 상반기에 매수 기회를 잡고, 하반기 상승세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공급 부족이 상승 동력
주택공급 감소도 가격 상승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착공 감소로 주택 준공물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정비사업 비중이 큰 수도권은 착공 증가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공급 지연이 계속되고 있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특히 강남권과 서초·송파 등 재건축 대상 지역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전략과 주의사항
전문가들은 2025년 부동산 투자 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상반기 관망세 기간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되, 입지와 교통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9억원 이하 중저가 실수요 중심 아파트에 주목해야 한다.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 구매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전월세 시장의 상승 추세도 고려해야 한다. 매매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어, 임대수익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리스크 요인들
다만 몇 가지 리스크 요인들도 존재한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 가계부채 증가 우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도 변수다. 탄핵 정국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정책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 조정 후 하반기 상승 전환하는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수도권과 신축 아파트 중심의 차별화된 상승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