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HBM4 시제품 삼성보다 빨리 출하…AI 메모리 패권 경쟁 가열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전문업체 마이크론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시제품 출하에서 삼성전자보다 앞서며 AI 메모리 시장의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그동안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 속에서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구도였던 것이 이제 마이크론까지 가세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6월 대만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서 “2025년 상반기 HBM4 시제품을 출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이를 예정보다 앞당겨 실행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기 출하가 급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HBM4는 2026년부터 AI 반도체에 본격 적용될 예정인 차세대 메모리로, 현재 주력 제품인 HBM3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특히 데이터 입출력(I/O) 수가 기존 1024개에서 2048개로 2배 증가해 AI 연산 처리 속도가 혁신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고성능 컴퓨팅을 요구하는 AI 응용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 1위(약 50% 점유율)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2위(약 40%)로 추격하는 구도였다. 마이크론은 상대적으로 뒤처진 3위(약 10%)에 머물렀지만, 이번 HBM4 조기 출하를 통해 시장 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라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미국 내 AI 반도체 업체들과의 직접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HBM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메모리 3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H100, A100 등 AI 가속기와 AMD의 MI300 시리즈, 인텔의 가우디 프로세서 등이 모두 HBM을 핵심 구성 요소로 사용하고 있어, HBM 기술력과 공급 능력이 곧 AI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HBM4 시대에는 단순한 용량 확장을 넘어서 전력 효율성, 신뢰성, 패키징 기술 등 종합적인 기술력이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론의 조기 진입으로 기술 혁신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메모리 업체들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HBM4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향후 AI 반도체 생태계에서의 위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Trendy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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