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 급증…응급실 방문 30% 증가, 예방법과 대처법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첫 주 온열질환 신고 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전국 응급실의 관련 환자 방문도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계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별한 주의와 예방 대책 마련을 당부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서 의식 장애까지 동반하는 가장 위험한 형태로,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폭염의 강도와 지속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중증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환자의 4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취약하다. 이어 50~64세(28%), 35~49세(18%) 순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야외 작업에 종사하는 30~40대 남성 환자도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건설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고, 농업, 배송업, 청소업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업무 특성상 폭염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는 “야외 근로자들을 위한 작업 시간 조정과 충분한 휴식, 그리고 사업주의 적극적인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들은 온열질환의 초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갈증과 입안 마름 ▲두통과 어지러움 ▲구역질과 구토 ▲근육 경련 ▲피부 건조나 과도한 발한 ▲의식 저하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고, 의식이 있다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응급처치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우선 환자를 시원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하거나 벗긴다. 의식이 있다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하고,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거나 부채질을 해준다. 특히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를 중점적으로 냉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의식을 잃었거나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간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또한 구토 증상이 있을 때는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함부로 물을 먹이지 말고 전문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폭염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를 착용한다. 헐렁하고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충분한 물과 이온음료를 준비한다. 특히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미리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적절히 사용하되,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무더위쉼터나 공공시설을 적극 이용한다. 정부는 전국 약 5만 개소의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음식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염분과 미네랄 보충을 위해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반면 술이나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탈수를 촉진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상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도 폭염기에 자주 발생하므로 음식 보관과 섭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필요하다. 독거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영유아 등은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하므로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안부를 확인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들도 취약계층 방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응급상황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대응도 중요하다. 사업주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작업시간 조정, 충분한 휴식 제공, 시원한 휴게공간 마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응급상황 시 대응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폭염은 자연재해의 하나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개인의 주의와 함께 사회 전체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상청은 8월 한 달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지속적인 경각심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