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판매 급증에 은행주 하락세… \”변동성 확대 가능성\” 경고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는 정부 압박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8월 8일까지 한 달여간 국내 ELS 발행액이 5조812억원에 달해 상반기 전체 발행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가 단기간에 팔렸다.
이는 투자자들이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사전에 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시장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비중이 2차전지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공매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면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주 일제 하락… 정부 금융권 압박 영향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은행주가 이달 들어 조정을 받고 있다. 8일 거래에서 KB금융(-1.30%), 카카오뱅크(-1.29%), 하나금융지주(-1.05%), 우리금융지주(-0.59%)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비판과 교육세 인상 등 정부의 금융권 압박 정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근 금융권의 과도한 이익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며 추가 세부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압박이 가시화되면서 은행주 투자 매력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다만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견고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구윤철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8월 금리를 결정하는 데 부담을 덜었다\”고 언급해 통화정책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액 증가와 경상수지 사상 최대 흑자
대외 경제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7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13.3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11.3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세계 10위 수준으로 대외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6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폭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배당수지가 크게 개선된 결과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소비 회복세 등을 반영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KDI 경제전망 | 수정, 2025년 8월」을 발표할 예정이다. 건설업 부진으로 낮은 생산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소비 여건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ELS 급증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정부 정책 변화와 대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ELS 급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