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AI 플랫폼 전면전 점화, 주권형 AI vs 글로벌 제휴 양분

네이버·카카오 AI 플랫폼 전면전 점화, 주권형 AI vs 글로벌 제휴 양분

국내 IT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5년 9월 들어 전혀 다른 AI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운 주권형 AI 전략을, 카카오는 OpenA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 협력 모델을 선택하며 한국 AI 생태계의 분수령을 만들고 있다.

카카오, OpenAI 제휴로 ‘Kanana AI’ 본격 서비스

카카오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최된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OpenAI와의 협력 성과를 본격 공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가능성이 일상이 되다”라는 주제로 카카오톡 개편과 새로운 AI 서비스, OpenAI와의 공동 제품을 발표하며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강조했다.

카카오의 핵심 AI 플랫폼인 ‘Kanana AI’는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인프라, 자체 언어모델, 중간계층 MCP, AI 에이전트, B2C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AI 스택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Kanana AI가 직접 통합되어 사용자 맥락을 이해하고 의도된 행동을 실행하는 ‘미들 레이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카카오는 이미 2월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정신아 대표와 샘 알트만 OpenAI CEO가 함께 참석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OpenAI와의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OpenAI가 한국에서 맺은 첫 번째 전략적 제휴로, 기술 협력과 공동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는 OpenAI의 최신 AI 기술 API를 카카오톡과 Kanana 등 주요 서비스에 활용하고, ChatGPT Enterprise도 도입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 주권형 AI ‘HyperCLOVA X’로 독자 노선

반면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HyperCLOVA X’를 중심으로 한 주권형 AI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국내 최초로 대규모 언어모델 HyperCLOVA를 출시한 이후, 현재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개발한 HyperCLOVA X가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 모델은 OpenAI GPT-4보다 6,500배 많은 한국어 데이터로 훈련되어 한국어, 문화, 맥락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9월 현재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핵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 이미 실용적인 AI 서비스를 통해 이메일 분석 자동화, 일정 관리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웹툰, 웍스, 로봇 서비스를 일본에서 강화하고 미국, 유럽, 사우디아라비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온서비스 AI 전략은 이미 트래픽 증가, 사용자 참여도 향상, 광고, 커머스, 핀테크 등 주요 영역에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력에 열린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자체 AI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며 주권형 AI 노선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정부 주권형 AI 이니셔티브와 시장 영향

두 회사의 상반된 전략은 정부의 ‘주권형 AI’ 추진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LG AI연구원, SKT, 네이버, NC AI, 업스테이지가 이끄는 5개 컨소시엄이 정부의 주권형 AI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ChatGPT 같은 최첨단 모델 대비 최소 95% 성능을 달성하는 주권형 AI 기반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LG의 Exaone, 네이버의 HyperCLOVA X, 업스테이지의 Solar Pro, SKT의 A.X 시리즈, 카카오의 Kanana, NC AI의 Varco 등 한국 개발진들이 정부의 주권형 AI 드라이브에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DeepSeek의 부상이 한국 후발주자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막대한 투자 없이도 일정 수준의 AI 역량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로 다른 AI 전략이 한국 AI 생태계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체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협력이라는 두 축이 상호 보완하며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9월 현재 양사는 각각의 전략으로 AI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은 한국 AI 생태계의 다양성과 혁신을 촉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카카오의 OpenAI 제휴 성과와 네이버의 주권형 AI 기술력이 어떤 시장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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