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9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 위치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미국을 2-0으로 완파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순조로운 준비 행보를 이어갔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15위 미국을 상대로 거둔 이번 승리는 홍명보호의 전술적 완성도와 주요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동시에 확인시켜준 의미있는 성과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주장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소속의 이 베테랑 공격수는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18분, 이재성의 정교한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특유의 왼발 파워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전반 43분에는 이재성과의 원투패스로 수비진을 교란한 뒤 이동경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를 제공하며 팀의 2-0 리드를 완성했다.
전술적 완성도와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가이드라인이 돋보인 경기였다. 한국은 체계적인 압박과 빠른 전환 공격으로 미국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위협했으며, 특히 중원에서의 볼 소유권 장악을 통해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수비에서는 조현우 골키퍼의 안정적인 선방쇼가 빛났으며, 수비수들의 조직적인 라인 유지로 미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이번 경기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독일 출신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의 A매치 데뷔였다.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카스트로프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국가대표 선수로서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활동량과 경기 이해도는 향후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전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26 월드컵을 향한 전진기지 확보
이번 승리는 단순한 친선경기 승리를 넘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한국 축구의 전략적 토대를 다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미국은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강력한 전력을 보유한 팀이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이번 경험이 2026년 본선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경기는 한국이 FIFA 랭킹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무대였다. 미국은 홈에서 열리는 2026 월드컵의 개최국이자,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전력 향상을 보여온 강팀이었지만, 한국은 조직적인 팀워크와 개인 기량의 조화로 완승을 거두었다.
손흥민의 경우 이번 경기를 통해 한국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현재 그는 차범근의 기록에 근접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원정을 통해 한국 축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 그의 꾸준한 국가대표 활동과 리더십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홍명보호는 이번 미국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멕시코와의 추가 평가전을 통해 팀 전력을 더욱 다듬어갈 예정이다.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성공적인 미국 원정이 본선 진출은 물론 월드컵 본선에서의 상위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명보 감독의 체계적인 팀 빌딩과 선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합된다면, 한국 축구는 2026년 북중미 대륙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