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60% 붕괴…깡통전세 우려 확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가율이 60%대로 급락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들어 매매가격 상승과 전세가격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세가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가율 급락의 원인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4년 12월 기준 평균 62.3%로 집계되어 1년 전 75.2%에 비해 12.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동시에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이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3구의 경우 전세가율이 50%대까지 떨어진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세 수요 감소와 함께 매매 시장의 회복세가 겹치면서 전세가율이 급락하고 있다”며 “특히 고가 아파트일수록 전세가율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45% 수준까지 떨어진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깡통전세 위험 증가
전세가율이 60% 이하로 떨어지면 깡통전세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의 일정 비율을 넘어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의 전세가율 하락은 이러한 위험을 줄여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급격한 변화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전세가율 하락은 임차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임대인에게는 전세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임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임대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세 시장의 추가적인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별 차이와 시장 영향
전세가율 하락 현상은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과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전세가율 하락폭이 가장 크며, 상대적으로 강북권과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권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 매매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서 전세가율이 5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다. 반면 강북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상승이 제한적이어서 전세가율이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전세가율 격차가 커지면서 임차인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임대 시장의 이원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강남권 임대 시장의 경우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 대응과 향후 전망
정부는 전세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세가율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시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세보증보험 가입 확대와 임대차 분쟁 조정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임차인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전세가율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연구위원은 “금리 정책과 부동산 시장 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단기간 내에 전세가율이 다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차인들은 전세 계약 시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임대인들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전세보증보험 가입과 임대인의 재정 상태 확인 등 안전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