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한국 부동산 시장, 정책 변화와 금리 조정의 기로에서

2025년 9월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금리 조정 압력이 교차하는 복합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9월 7일 발표한 첫 번째 부동산 공급대책은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매년 27만 호씩 총 135만 호를 신규 착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고 있어, 기존 공급 규모보다 1.7배 확대된 규모로 시장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에서 주택사업을 직접 시행하여 공급 확대와 공급속도 제고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민간 위주로 진행되던 주택 공급 체계에서 공공 부문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시장 구조 변화의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와 대출 규제의 딜레마

한국은행이 지난 12월 24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한 시장금리 하락으로 2분기부터 수도권에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리는 점진적으로 4%대로 하락하고 있으며, 2025년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는 동시에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을 제한하여 투기를 줄이겠다는 강한 정책 의지를 보이고 있어 모순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현저히 둔화된 상태다. 이후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했고,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5년 1월 1일 이후 출생 가구를 위한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요건이 맞벌이 부부 기준 연 1억 3천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실수요자 지원 정책과 대출 규제 강화 정책 간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정부의 고민이 드러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지속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더욱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 2024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2023년 대비 11.6% 감소한 4만 6천 건으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반되면서 경기 순환 국면상 명확한 침체기 흐름을 보였다. 이는 높은 금리 환경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2025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관 투자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은 개인 투자 대비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2026-2027년 공급 절벽 우려와 시장 전망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예상되는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이다. 현재의 낮은 착공률이 2-3년 후 공급 절벽으로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전세 가격 상승,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그리고 여전히 꺾이지 않은 서울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시장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다.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여러 상반된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하향 안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가격에 대한 구매 부담과 대출 규제 등의 하락 요인과, 공급 부족 및 금리 인하 등의 상승 요인이 균형을 이루면서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변동보다는 완만한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2025년 상반기 약세 후 하반기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금리 인하 속도 및 폭이 부동산 시장 회복 시점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의 현재 주택시장 구조에서 대출 규제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어, 정책 당국의 세심한 시장 모니터링과 탄력적 정책 운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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