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8일, 서울에서 10년 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공식 방문하여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안보 현안과 양국 간 국방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2025 서울국방대화(Seoul Defense Dialogue) 참석을 위해 방한한 나카타니 방위상과 안규백 장관 간의 양자 회담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인한 정치적 혼란 이후 취소되었던 작년 12월 방문 계획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추진된 것으로, 한일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러시아 군사협력 심화에 공동 대응
양국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특히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양국 간 정보 공유와 협력 체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하는 등의 협력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공동 대응은 역내 안보 균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양국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안보협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합의했다.
첨단기술 분야 협력 확대 논의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군사 분야를 넘어 첨단기술 영역에서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는 것이다. 양국은 “인공지능(AI), 무인체계, 우주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유익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AI 기반 국방 시스템, 드론과 같은 무인체계, 우주 기반 감시·정찰 시스템 등에서의 기술 공유와 공동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정치적 갈등을 넘어 실질적인 안보 이익에 기반한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려는 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방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은 단순한 군사적 차원을 넘어 양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 주권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일 간 기술 협력은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혀 정치적 화합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5 서울국방대화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롯데호텔 서울에서 개최되며, 일본을 포함한 5개국 국방장관과 68개국 및 국제기구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안보 포럼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화는 역내 안보 협력 강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외교적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단순한 의례적 만남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되고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