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9월 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을 통한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김 여사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 수사가 정부 핵심부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한 전 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한 전 총리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6천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스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건네며 자신의 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의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임명을 청탁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박 전 검사는 2023년 6월 한 전 총리가 현직 총리로 재직할 당시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공천개입 의혹으로 김상민 전 검사도 소환
같은 날 오전에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통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공천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작품을 1억2천만원에 구입해 김 여사 측에 청탁 목적으로 전달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전 검사는 공천에서는 탈락했지만, 그 후 4개월 만에 국정원 법률특보로 전격 임명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실제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김건희 4차 조사 연기, 건강 문제 제기
한편 김 여사는 구속 후 네 번째 조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조사 일정이 연기됐다. 변호인단은 김 여사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해 건진법사를 매개로 한 청탁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김 여사는 구속된 이후 특검 조사에서 줄곧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회복되는 대로 조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력 핵심부로 확산되는 수사
이번 한덕수 전 총리 소환은 김건희 특검 수사가 정부 권력의 핵심부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한 전 총리는 내란특검에서 불구속 기소된 바 있어, 김건희특검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두 특검 사건이 서로 얽혀있음을 시사한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을 지난주 7시간에 걸쳐 조사했으며,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 대해서도 11일 재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한학자 총재는 8일 첫 소환에 불출석 의사를 통보했으나, 특검팀은 재차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파장과 향후 전망
김건희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정치적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덕수 전 총리의 소환은 현 정부의 인사정책 전반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며 권력형 비리의 실상을 밝혀나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핵심 인물인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내년 2월까지 수사 기간이 연장된 상태로, 앞으로도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명태균 씨와 같은 정치 브로커들에 대한 수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한국 정치의 권력 구조와 인사 시스템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향후 정치 개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