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월 8일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이끌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동시에 여야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통해 협치 정국 조성에 나섰다.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전략 수립과 정치적 대화 복원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정치적 신호를 동시에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 “AI 3대 강국은 생존 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9월 8일 오후 2시 서울스퀘어 17층에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의 AI 국가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진짜 성장, AI로 열어갈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슬로건 하에 출범한 이번 위원회는 향후 대한민국 최상위 AI 전략기구로서 국가 AI 정책의 제반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말하는 AI 3대 강국의 비전은 단지 희망 섞인 구호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AI 국가전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4대 원칙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AI 구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민관 원팀 전략 ▲AI 친화적으로 사회 전반 시스템 정비 ▲전 국토 AI 균형발전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기존 45명에서 50명으로 위원 수를 늘리고, 부위원장을 1명에서 3명으로 확대하는 등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기술혁신 및 인프라, 산업 AX 및 생태계, 공공 AX, 데이터, 사회, 글로벌 협력, 과학 및 인재, 국방 및 안보 등 8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되어 AI 전략의 전방위적 추진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진 한국의 기술 주권 확보와 직결되는 핵심 국가전략이다.
여야 대표 오찬 회동, 협치 정국 조성 시동
같은 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새 당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정비한 후 첫 번째 정상급 대화로, 극도로 경직된 여야 관계의 해빙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80분간 진행된 오찬 회동에서는 노란봉투법과 ‘더 센’ 특검법 개정안, 한미 정상회담 등 정치·경제·외교를 망라한 주요 현안들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하면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법안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며 야당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목할 점은 오찬 회동 후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가 30분간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진 것이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야당 대표와의 첫 단독 면담으로, 양자 간 직접 소통 채널이 복원됐음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며 “야당 정치권의 얘기,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여야 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와 2025년 예산안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여야 간 소통 채널이 복원된다면, 민생법안 처리와 주요 현안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두 가지 정치적 행보는 대내적으로는 AI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 대외적으로는 정치적 통합과 협치를 통한 국정 안정화라는 이중 전략을 보여준다.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으로 미중 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여야 대화 복원으로 정국 안정을 도모하는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과시한 셈이다. 향후 이러한 정치적 모멘텀이 실질적인 정책 성과와 국정 운영의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