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8일 공식 출범하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강국 3위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이 대통령은 “AI로 열어갈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슬로건 하에 포용적이고 인간 중심의 AI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국가AI전략위원회는 기존 체계를 대폭 강화한 형태로 구성됐다. 위원 수를 45명에서 50명으로, 부위원장 수를 1명에서 3명으로 확대해 AI 정책의 실효성과 추진력을 높였다. 특히 임문영 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첫 전담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정치권과 기술계의 원활한 소통 채널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대 정책 축과 12개 전략 영역으로 체계화
출범식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는 “AI 혁신 생태계 조성”, “전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 사회 기여”라는 3대 정책 축과 12개 전략 영역이 확정됐다. 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AI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원회는 11월까지 각 부처별 세부 실행 과제를 통합한 완전한 액션플랜을 개발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국가 AI 컴퓨팅센터 추진 계획도 함께 논의됐는데, 정부는 공공-민간 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28년까지 고성능 GPU 1만 5천 개, 2030년까지 5만 개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용적 AI와 글로벌 ODA 연계 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AI가 가져올 변화가 양극화와 불균형의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 발전이 사회 불평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글로벌 전략과 개발협력의 연계다. 이 대통령은 “ODA 사업을 통해 한국의 AI를 제3세계 국가에 지원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상황”이라며, “AI 변화에 맞춰 ODA 내용을 현대화하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일방적 원조를 넘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개발협력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정치적으로도 이번 AI전략위원회 출범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3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된 후, 별도의 인수위원회 없이 6월 4일부터 즉시 국정을 시작했다. 취임 3개월여 만에 AI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대통령 직속 기구를 출범시킨 것은 그만큼 AI 정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AI전략위원회가 기존 정부의 부진했던 AI 정책을 만회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고,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를 아우르는 50명의 위원진이 참여해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위원회 출범과 함께 AI 기본법 하위 법령 제정 방향에 대한 보고도 이뤄져, 법적 기반 마련과 정책 실행이 동시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