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스타트업 생태계, 정부 지원 확대에도 투자 한파 지속

2025년 9월 19일, 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생태계가 정부의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과 글로벌 AI 투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 시장의 냉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트너 분석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AI 지출이 2조 달러(약 2,77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Micro DIPS”를 통해 콘텐츠 AI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에이치투케이(H2K)가 콘텐츠 AI 분야에 선정되며 정부의 강력한 AI 스타트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 지원 확대에도 불구한 투자 시장 냉각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브이씨(THE V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 스타트업 투자는 전 단계에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드 단계는 전년 대비 84% 감소, Pre-A는 66% 감소, 시리즈 A는 48% 감소, 시리즈 B는 39% 감소를 기록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가 10명 중 6명이 2025년 투자 시장이 2024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투자 한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국 AI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시리즈 B에서 1,000억 원을 투자받으며 최근 한국 AI 기업 중 최대 투자 금액을 기록했고, 트웰브랩스는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아 총 1,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은 사피온코리아와 합병 후 기업가치 1조 3,000억 원으로 유니콘 지위를 달성했다.

대기업들의 AI 전략 가속화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들은 AI 중심의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AI를 탑재한 약 30개 모델을 출시했으며, 연말까지 약 2억 대의 갤럭시 기기에 AI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 서비스 AI” 전략 하에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실용적 AI 서비스 확산에 나서고 있으며, 카카오는 “카나나” 출시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와의 경쟁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정부도 AI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9월 16일 공식 출범한 국가AI전략위원회는 일주일 만에 조직 개편을 완료하고 운영위원회를 가동했다. 또한 서울시는 “2025년 AI 기업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지원 사업”을 통해 AI 기업들의 인프라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투자 한파가 한국 AI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만을 겨냥한 전략보다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과 AI 기술 활용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스타트업들이 더욱 차별화된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압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변곡점에 선 한국 IT 생태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대기업의 플랫폼 혁신, 그리고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도전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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