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5년 연구개발특구육성(R&D) 사업의 일환으로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연구개발특구 내 공공 연구기관의 AI 연구성과를 활용하여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 분야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AI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AI 생태계 혁신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접근
이번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사업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연구개발특구의 연구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한 체계적인 기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KAIST, ETRI, KIST 등 연구개발특구 내 주요 연구기관들이 보유한 AI 핵심 기술을 민간 기업과 연계하여 상용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우수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AI 기업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개발특구라는 특수한 환경을 활용하여 연구와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차별화 요소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AI 반도체, 자율주행, 의료 AI, 산업용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기술 표준화와 인증 체계 구축에도 중점을 두고 있어, 육성된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개발특구의 강점을 활용한 차별화된 지원 체계
연구개발특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과 첨단 인프라가 집중된 혁신 클러스터다. 이번 AI 빅테크 육성사업은 이러한 특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AI 기업들에게 차별화된 지원을 제공한다. 특히 연구기관과의 직접적인 협업을 통해 최신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고도화를 지원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ETRI에서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과 KAIST의 다양한 AI 연구 성과들이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용화되고 있으며, 이번 육성사업은 이러한 성공 사례를 더욱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한 AI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화 활동 지원, 해외 진출 컨설팅,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 종합적인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시장 진출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지원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AI 시장 동향과 한국의 기회
전 세계 AI 시장은 202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2025년까지 AI 인프라에 과잉 투자 수준까지 비용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 역시 AI CapEx를 400억 달러(약 54조원) 수준까지 높일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글로벌 AI 투자 열풍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 AI 기업 스트라드비전은 2024년에만 전 세계 167만 대 차량에 AI 기술을 적용했으며, 누적 상업 생산량이 300만 대를 넘어섰다. 2025년을 기점으로 중국, 유럽, 일본, 한국, 북미 시장에서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 AI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오픈AI의 서치GPT 출시와 퍼플렉시티의 4조원대 기업가치 인정 등 AI 검색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텔레콤과 퍼플렉시티의 협업 발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동력
한국의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미 상당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여러 국내 스타트업들이 고성능 AI 칩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AMD 등 기존 강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한국의 경험은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사업은 이러한 기술적 기반 위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개발특구의 집적된 연구 역량과 스타트업의 민첩성이 결합될 경우,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만의 독특한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전략과 기대 효과
이번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사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AI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1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현재 한국의 AI 기업 규모를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목표지만, 연구개발특구의 집적된 연구 역량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한국 AI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기술 생태계에서 AI 분야만큼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경제의 혁신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사업은 AI 분야의 글로벌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특구의 우수한 연구 환경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결합되어 해외 AI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창업하거나 연구할 수 있는 매력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AI 허브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