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소버린 AI 전략 가속화로 글로벌 빅테크 도전장
2025년 9월 21일, 한국 IT 업계가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가 소버린 AI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네이버는 소버린 AI에 필요한 기술력을 모두 갖춘 것은 물론, 대량의 자체 서비스 및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고 강조하며,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온서비스 AI 전략으로 차별화 시도
네이버가 제시한 온서비스 AI 전략은 기존의 범용 AI 모델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다. 이는 네이버의 전 서비스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는 것이 목표로, 이를 온서비스AI로 부르기로 했다”라고 밝히며, 2025년을 AI 서비스 적용의 해로 선언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네이버가 해외 빅테크와의 제휴가 아닌 자체 개발을 통해 진정한 소버린 AI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AI 기술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성낙호 총괄은 “멀티모달모델, 이미지 생성 등 빅테크에 견줄 수 있는 기술력과 인재는 모두 갖춘 상태”라며 기술적 자신감을 표현했다.
하이퍼클로바X 대규모 업데이트 예고
네이버의 플래그십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가 곧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지난해부터 예고된 오디오 기능이 탑재될 예정으로, 음성 인식과 생성 기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원 대표는 “다시 한번 (국내 대표 모델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업데이트에 나선 측면도 있다”라고 설명하며, 업데이트와 함께 상세한 기술 보고서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네이버가 국제 표준이 된 앤트로픽의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기반으로 외부 데이터나 도구와의 연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클로바X 챗봇에 “특정 내용을 정리해서 노션 앱에 기록해 줘”라고 요청하면 실제로 연결하여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며, 향후에는 파워포인트, 자동차, 냉장고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도 연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또한 경량 모델 3종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으며, “실제 서비스를 바꾸는 AI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추론 모델들은 네이버 서비스에 투입되어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며, 사용자의 다양한 요청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IT 업계 전반에서는 AI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CES 2025에서 AI 비전을 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90억 원 규모의 초거대AI 과제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이 한국 IT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성낙호 총괄이 지적한 바와 같이 “글로벌 빅테크보다 뒤처져 보이는 이유는 GPU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현실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자체 기술력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성공한다면 한국형 AI 생태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