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조기 양산으로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강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4의 조기 양산에 나서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기존 일정보다 6개월 앞당겨진 HBM4 공급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력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9월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중 HBM 패키징 장비 관련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HBM4 12단 대량 양산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의 올해 9월 샘플 출하 목표에 맞춰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초당 2TB 이상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구현해 전세대 HBM3E 대비 60% 이상 향상된 성능을 보인다. 36GB 용량을 달성하며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칩의 휘어짐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크게 개선했다.

글로벌 HBM 시장 급성장과 SK하이닉스의 기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467억달러(약 65조원)로 2024년 182억달러 대비 15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DRAM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34%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급성장 속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물량을 독점 공급할 경우 2025년에는 HBM 사업만으로 약 50조원의 매출과 25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RAM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달성했는데, 이는 지속적인 HBM 수요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HBM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가 전체 메모리 시장 지위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I 반도체 생태계 변화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SK하이닉스의 HBM4 조기 양산은 단순한 기업 차원의 성과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인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협력기업들의 동반성장도 기대된다.

이번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HBM4 패키징 장비 투자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후공정 영역에서의 기술 혁신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관련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향후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HBM 기술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바탕으로 차세대 AI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는 “SK하이닉스의 HBM4 조기 양산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도 반도체 K-벨트 프로젝트와 함께 AI 반도체 분야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SK하이닉스와 같은 선도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국가 차원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하반기 HBM4 본격 양산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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