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9일 2025년 2분기(4~6월) 해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한 141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 5.3%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로, 대외 투자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141억 5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63억 4천만 달러보다 21억 9천만 달러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에 대한 투자가 14.2% 감소하는 등 주요 투자대상국에서 투자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경제 둔화 영향
해외직접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가 지목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관세정책 지속과 중국의 반도체 규제 강화 등이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하향 조정하며 대외 경제환경의 어려움을 지적한 바 있다. 건설투자 부진과 함께 해외 투자환경 악화가 국내 경제에 복합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 투자 동향과 지역별 특성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분야의 해외직접투자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관련 업종에서 투자 위축이 두드러졌다. 반면 서비스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전체적인 감소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별로는 미국(-14.2%), 유럽연합(-8.7%), 중국(-12.3%) 등 주요 투자대상 지역에서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 등으로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동남아시아 지역 역시 -6.8%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 대응책과 향후 전망
정부는 해외직접투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지원책과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통한 해외 투자 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주요국과의 투자협정 개선을 통해 투자환경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K-뉴딜 2.0과 연계한 해외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해외직접투자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와 중국 경제 회복 속도, 유럽 경제 안정성 등이 향후 해외 투자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함께 기업들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해외직접투자 감소는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향후 경제성장률과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정부와 기업의 종합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