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3200선 돌파, 삼성전자 9만원 돌파로 시장 랠리 지속
2025년 9월 20일 한국 증시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KOSPI가 3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9만원을 넘어서며 시장 랠리를 이끌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한국 증시의 강력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45포인트(2.31%) 오른 3,208.67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4.8% 급등한 9만 1,2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600조원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 역시 7.2% 상승한 19만 8,000원을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강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본격화, AI 수요 폭증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업이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AI 칩 업체들의 차세대 제품에 대거 채택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HBM4 양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HBM3E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협상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BM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시장은 환영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한 것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성급한 금리 인하보다는 안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신중한 접근이 오히려 금융 안정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2,1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를 보였다.
2차전지·바이오 업종도 동반 상승
반도체 업종 외에도 2차전지와 바이오 업종이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전기차 시장 회복 기대감에 5.1% 급등했고, 삼성SDI도 3.8% 상승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위탁생산) 수주 확대 소식에 4.2%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기술주 랠리의 수혜를 받으면서 동시에 내수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동반되고 있어 균형 잡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중반대를 유지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AI·반도체 국민펀드 조성 계획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가 민간과 함께 5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차세대 반도체와 AI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장기적 투자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