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글로벌 IT 수요 지속과 인공지능(AI)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2025년 들어 강력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발표한 최신 전망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무역수지 흑자 목표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9월 현재까지의 수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하며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2025년 전년 대비 17% 성장을 기록하며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반도체와 HBM 수요 급증이 견인
2025년 반도체 수출 호조의 핵심 요인은 AI 관련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급증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AI, IoT(사물인터넷) 등의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약 8%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HBM4와 DDR5 제품의 대량 출하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능력 확충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향후 반도체 생산량 증가와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수지 구조 개선과 수출 다변화
2025년 전체 수출은 1.8% 증가한 6,970억 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6,540억 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 흑자 430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2024년 51.8억 달러 흑자 대비 대폭 증가한 수치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수출품의 경쟁력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출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함께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이 글로벌 IT 수요 지속으로 2024년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대상국도 다변화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미국(4.7%), 대만(5.3%), 유럽연합(4.9%)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23.3% 급증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실효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무역 여건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DI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이끄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우리 수출에 작지 않은 하방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2025년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사이클 특성상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지원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서의 기술 우위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