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2.50% 추가 인하, 경기 하방압력 대응책 본격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본격화했다. 9월 17일 발표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안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리 인하는 2025년 5월 29일 3.00%에서 2.50%로 인하한 이후 네 달 만에 이뤄진 추가 조치로,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과 실물경기 둔화의 균형을 맞추려는 정책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을 보이는 만큼 실물경기와의 조화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 IMF 강연으로 한국 통화정책 국제적 주목
같은 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Michel Camdessus Central Banking Lecture)’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9월 18일 예정된 이번 강연은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경제 전망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총재의 IMF 강연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건설투자 부진과 수출 약세 등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한국은행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2025년 0.8% 성장 전망과 2026년 1.6% 회복 시나리오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와 정책적 접근법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2026년 경제 전망과 정책 방향성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전망에서 2025년 한국경제가 건설투자 부진으로 인해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건설투자는 2024년 3.3% 감소에 이어 2025년 8.1%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경제성장률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2025년 1.3%, 2026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와 소비 진작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 역시 1.8%의 온건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으로, 반도체 시장 회복세와 금리 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대외 여건도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2025년 2.8%, 2026년 3.0%로 예상되며, 세계 무역량은 2025년 1.7%, 2026년 2.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상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14.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어 수출 여건의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는 단순한 완화 정책을 넘어서 장기적인 경제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잠재성장률이 2025년 1%대 후반에서 2040년대에는 0%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부담 완화와 소비 여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근본적인 내수 부진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 정책 대응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은 향후 경기 흐름과 물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추가적인 정책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