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첫 다자외교 무대 G7 정상회의 참석… “국익 중심 실용외교” 신호탄
취임 2주 만에 세계 무대 데뷔… 트럼프·이시바와 첫 대면 정상회담 기대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불과 2주 만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첫 다자외교를 펼치게 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6월 7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15~17일 개최, 한국 5번째 참석
이번 G7 정상회의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개최된다. 한국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2008년, 2009년 이명박 대통령, 2021년 문재인 대통령, 2023년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취임 후 첫 정상외교 무대가 된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가는 서방 7개국의 모임으로, 매년 소수의 비회원국 정상을 초청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기존 G7 7개국과 유럽연합 외에도 G20 일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6개국과 우크라이나가 초청되어 총 14개국과 1개 국가연합이 참여하는 확대회의로 진행된다.
트럼프-이재명 첫 대면 회담 성사 가능성 높아
특히 주목받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첫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이다. 두 정상은 6월 6일 밤 10시부터 약 20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다자회의 또는 양자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 전략과 한미동맹의 미래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한일 정상회담도 주목받고 있어, 전임 정부 외교 전략의 핵심축이었던 한미일 3각 공조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 본격 가동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G7 참석에 대해 “취임한 지 14일도 되지 않았지만, 다자간 정상외교 데뷔전을 치르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표방한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국제무대에서 본격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반도 안보 문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미국, 일본과의 소통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등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표명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 전용기 언론인 탑승 규모 확대 방침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G7 참석을 계기로 외교 투명성 강화 방침도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대폭 축소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의 숫자를 문재인 정부 당시 수준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상외교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와 보안상 이유 등을 들어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인 규모를 대폭 축소했던 바 있다.
G7 이후 미국 방문 계획도 검토 중
G7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는 것은 많은 분이 관심을 갖는 영역”이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로 답을 드리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특사단 파견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G7에 초청돼 가기로 결정돼서 이 부분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특사단 계획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힐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취임 초기 국정 운영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은 G7 참석 발표 전날인 6월 6일 저녁 7시 30분부터 약 2시간 20분 동안 비상경제회의 TF를 주재하며 경제 현안에 대한 점검도 병행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차관급 인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책 실무자가 참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회의 과정에서 “작은 발상도 직급 무관하게 제안해달라”고 각료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소통과 혁신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엿볼 수 있다.
NATO 정상회의 초청도 임박
대통령실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6월 24일~25일 열리는 정상회의에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을 시사하고 있어, 연이은 다자외교 일정이 예상된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안보 협력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무리: 새 정부 외교 노선의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단순한 국제회의 참석을 넘어 새 정부의 외교 노선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일관계 개선 방향, 그리고 한미일 3각 공조 체제의 지속성 여부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취임 2주 만에 세계 무대에서 펼치는 첫 정상외교가 “국익 중심 실용외교”라는 새 정부의 외교 기조를 어떻게 구현할지, 그리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어떤 기여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