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취임 후 첫 한일 정상 통화를 가졌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 정상과 직접 대화한 것으로, 향후 한일관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일 양국이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며 실용적 협력 관계 구축 의지를 피력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이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두 번째 정상외교로, 한반도 정세 안정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외교적 기반을 다지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역사 문제와 미래 협력을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선명히 했다.
양 정상은 통화에서 경제 협력 강화 방안과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국의 새 정부와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조속한 시일 내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통화가 경색됐던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역사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향후 실무진 간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이번 한일 정상 통화는 다자외교 무대에서의 협력 기반을 다지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