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서울에 아시아 3번째 거점 설립… “K-AI 생태계와 전략적 협업 거점 구축”
한국, 美 다음 챗GPT 유료 구독자 2위… 풀스택 AI 역량 인정받아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 오픈AI(OpenAI)가 한국에 첫 번째 공식 지사를 설립한다고 5월 2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한국 진출은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지역 세 번째 거점으로,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한국형 AI 생태계와의 전략적 협업을 목표로 한다.
한국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가 견인한 진출 결정
오픈AI의 이번 결정은 한국의 놀라운 AI 수용력과 성장 잠재력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5월 2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챗GPT 유료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라며 “지난 1년간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가 4.5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기술 수용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유료 구독자 수 전 세계 2위 △유료 비즈니스 사용자 수 전 세계 상위 5위 △API 플랫폼 활용 개발자 수 전 세계 상위 10위 등 모든 핵심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반도체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한국의 풀스택 AI 역량 주목
권 CSO는 한국을 선택한 이유로 “반도체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풀스택 역량을 갖춘 기술 강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 우수한 인재와 교육·R&D 역량, 그리고 네이버·카카오·크래프톤 등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응용기술 기업들이 조화롭게 구성된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소비하는 시장이 아닌, AI 기술의 전체 가치사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한국을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권 CSO는 “AI 인프라가 결국 각국의 기술 주권과 경제적 이익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인프라는 곧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시작된 K-기업들과의 협력, 지사 설립으로 가속화 전망
오픈AI와 한국 기업들 간의 협력은 이미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어 지사 설립 이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오픈AI의 GPT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했으며,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프로세스와 직원 생산성 향상에 챗GP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KDB산업은행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통신사 SK텔레콤은 마케팅 및 유통 파트너로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사례는 한국이 AI 기술의 실용적 적용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자 생태계 투자”를 통한 자생적 AI 생태계 구축 목표
오픈AI는 단순한 기술 수출이 아닌 한국의 자생적 AI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권 CSO는 “AI 생태계의 자생적 발전을 위해서는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서울 사무소는 오픈AI가 한국 시장에 책임 있게 참여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오픈AI가 출범시킨 ‘오픈AI 포 컨트리스(OpenAI for Countries)’ 프로그램과도 연결된다. 이 프로그램은 각국 정부 및 시민사회와 협력해 현지화된 AI 모델과 생태계를 공동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미 아랍에미리트(UAE)가 첫 번째 파트너로 참여했다.
글로벌 AI 경쟁 격화 속 한국의 전략적 포지셔닝
오픈AI의 한국 진출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더욱 부각시킨다. 현재 미·중 간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양국과 모두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특히 한국은 이미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카카오의 카카오브레인, KT의 믿음 등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보유한 기업들이 존재해 오픈AI와의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가능한 성숙한 AI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채용 시작, 수개월 내 본격 운영 개시 예정
오픈AI는 현재 기술, 정책, 파트너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 사무소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이며, 수개월 내로 사무소 위치 확정과 조직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인 등록은 이미 완료된 상태로, ‘오픈AI코리아’라는 명칭으로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를 본점 주소로 등록했다.
초기에는 로버트 제이린 우 오픈AI 부총괄 법률 고문이 대표이사로, 스테판 앤써니 보노비치 세무 부문 부사장이 이사로 등재되었으나, 이는 법인 설립 초기 단계의 서류상 등록으로 실제 한국 지사장은 별도로 선임될 예정이다.
2025년 AI 트렌드의 핵심축, 에이전트 시대 개막
오픈AI의 한국 진출은 2025년 AI 업계의 핵심 트렌드인 ‘AI 에이전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도 맞물린다. 가트너, 맥킨지, IBM 등 주요 컨설팅사들은 모두 2025년을 AI 에이전트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잡는 전환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오픈AI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한국의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기술 수용도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 기술의 실용적 적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의 협력 모색, AI 규제 정책에도 적극 참여 의지
오픈AI는 한국 정부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정치권과의 면담을 가졌으며, 향후 정부의 AI 정책 수립과 규제 환경 조성에도 건설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AI 규제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오픈AI가 각국 정부와의 협력적 관계 구축을 통해 책임감 있는 AI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EU의 AI법 시행, 미국의 AI 안전 가이드라인 강화 등 글로벌 AI 규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협력은 아시아 지역 AI 정책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무리: 한국 AI 생태계의 새로운 전환점
오픈AI의 한국 지사 설립은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기술 소비국이 아닌 기술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AI 기술 개발 역량과 오픈AI의 선도적 기술력이 결합될 경우 세계 AI 업계에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정부, 기업, 학계가 협력하여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동시에 국내 AI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오픈AI의 서울 사무소가 단순한 지사를 넘어 글로벌 AI 혁신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