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 2210억 달러 돌파…USDT-USDC, 미국 달러 패권 도구로 부상

스테이블코인 시장 2025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21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 중 테더(USDT)와 USDC가 8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패권 유지 도구로 활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미국의 금융 패권을 유지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지속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가 2025년 기준 2,000억 달러를 초과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견 국가의 국채 보유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미국의 거대한 유동성 풀이자 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USDC 성장세, 테더 지위 위협

USDT와 USDC의 경쟁구도도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2024년 11월 이후 두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물량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서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USDT의 발행량은 다소 주춤한 반면, USDC는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장 1위인 테더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Circle이 2025년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11억 달러를 조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상장은 USDC를 함께 개발한 Coinbase 이후 두 번째 사례다.

테더의 새로운 기술적 도전

한편 테더는 기술적 혁신을 통해 시장 지배력 유지에 나서고 있다. 테더가 크로스체인 스테이블코인 USDT0의 첫 배포를 위해 크라켄의 자체 레이어2 네트워크 ‘잉크(Ink)’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USDT0는 다양한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USDT를 더 쉽게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기존 블록체인 간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규제 강화로 시장 재편

반면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2025년 2월 20일 EU가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을 기반으로 승인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목록에서 테더가 제외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내 일부 거래소가 USDT 거래 지원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테더는 여전히 ‘준비금 부족’ 논란에 휩싸여 있어, 유럽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견제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프로젝트인 디지털 위안화(e-CNY)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중국이 위안화를 가상자산화하여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맞서, 미국은 USDT와 USDC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표준으로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러한 전략에 성공한다면, 디지털 위안화의 글로벌 영향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USDT와 USDC의 시장 지배력은 절대적 수준에 도달해 있어, 중국이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담보 자산의 80%가 미국 단기 국채

스테이블코인의 또 다른 특징은 법정화폐, 특히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발행된다는 점이다. USDC와 USDT의 담보 자산 중 80% 가량이 미국 단기 국채로 구성되어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량이 증가할수록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구조다.

이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할 때마다 간접적으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한계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방식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법정화폐 기반(USDT, USDC, BUSD), 담보물 기반(DAI, SUSD), 시뇨리지 기반(KRT, UST), 알고리즘 기반(ESD, BAC, Fei) 등이다.

이 중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아직까지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테라(LUNA)와 테라USD(UST) 사태에서 보듯이, 알고리즘만으로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로 판명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스테이블코인 진출

전통적인 금융기관들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JP모건은 2019년 JPM 코인을 성공적으로 발행하여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골드만삭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최대 금융기관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도 엔화 연동 암호화폐 ‘제이코인(J-Coin)’을 공개할 예정이다. 1엔당 1코인으로 가치가 고정되는 이 코인은 일본 내 결제 시스템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전망과 과제

스타트업 리저브(Reserv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잠재적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달러가 앞으로 1~2년 내에 암호화폐 공간에서 토큰화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테더의 준비금 투명성 문제, 규제 불확실성, 시장 조작 가능성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격 연동 시스템을 제공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국경 간 송금과 디지털 결제 영역에서의 활용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향후 금융 생태계 변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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