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8월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모든 응답자가 현재 2.75%인 기준금리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고 7일 발표됐다.
이는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부가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자산 가격 급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2.5%로 낮춘 후 상당 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가 금리 정책 제약 요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제동에는 부동산 시장 동향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도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률이 확대되고 있어 한은으로서는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 규제와 함께 금리 정책도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방향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변화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재정 확대 기조로 인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한미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원화 약세와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한은으로서는 성급한 금리 인하보다는 안정적인 정책 운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만 독자적으로 금리를 크게 낮추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3000선 돌파 시 투자 전략
한편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경우 30% 수준의 이익실현을 권고하고 있다. 반대로 2800선 하회 시에는 20% 추가 매수를 통해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 주식시장이 상당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평가 우려와 함께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배분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는 분산투자와 리밸런싱이 더욱 중요하다”며 “섣부른 집중투자보다는 위험 분산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책 금리 전망과 시사점
한국은행의 신중한 금리 정책은 단순히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대외 불확실성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기후변화로 인한 식품 가격 불안정성 등은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이 정책 여력을 과도하게 소진할 경우 향후 경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인하 제동의 배경이 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러한 신중한 접근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는 중장기적인 금융 안정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가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