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3000포인트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8일 장중 한때 2998.62포인트까지 상승하며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3000선 회복을 시도했다. 비록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상승폭이 제한되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본격적인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3000선 돌파 임박한 코스피
18일 오전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5% 오른 2962.91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2998.62포인트까지 상승하며 30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이스라엘-이란 간 추가 공습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상단이 제한받았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여전히 강력했다. 이날 개인은 2,36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13억원과 933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피가 3000선에 근접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코스피는 팬데믹 이후 유동성 장세와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3,305.21포인트까지 상승했었다.
반도체주 상승세 주도
이번 상승세는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45%, SK하이닉스는 1.01%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와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을 ‘성장주의 해’로 전망하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진입 장벽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발전의 수혜를 누리면서 일정 수준의 시총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 하반기 본격 상승 전망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명이 2025년 하반기 집값이 수도권 위주로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듯이, 주식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의 2025년 코스피 전망을 보면, 신한투자증권이 상단을 3100포인트로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도 상단을 3000포인트로 설정했다. 반면 하단은 NH투자증권이 2250포인트로 가장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시기별로는 1·2분기에 탄핵 정국과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3·4분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기준금리 인하 등을 기점으로 강세로 돌아서는 ‘상저하고’ 양상을 띨 것으로 분석된다.
AI 정책 모멘텀 기대
NH투자증권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 대해 ‘정책 모멘텀이 상법 개정안에서 점차 인공지능(AI) 투자 정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AI 산업 육성을 위해 100조원가량 투자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며 ‘AI 관련 공약들이 구체화됨에 따라 AI 업종(소프트웨어, 통신)의 주가도 정책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총 상위 종목 동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인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 KB금융(-0.8%) 등은 하락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방산주 상승 기대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동반 상승
코스닥지수도 0.33% 상승한 778.22를 기록하며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인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휴젤 등이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이 596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32억원과 13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중동 리스크가 변수
다만 이스라엘-이란 분쟁의 장기화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경고하며 추가 군사 행동을 시사한 것도 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김영석 한경디지털랩 PD는 ‘삼천피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지수가 중동발 리스크에 장중 하락 전환했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될 경우 3000선 돌파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나정환 연구원은 ‘이스라엘-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19일 국무회의에서 2차 추경안이 상정될 예정이어서 정책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 비중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는 대외 리스크보다는 대내적 요인에 움직이고 있는 만큼, 주가 조정 시에는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