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이는 ‘사상 최악의 더위’로 평가되는 작년(7월 25일)보다 18일이나 빠른 것으로, 이른 폭염경보와 장마 종료로 올여름 더위는 유난히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폭염경보 발령 현황**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백두대간 서쪽 지역에 발령된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가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지는 최고 수준의 폭염 특보다.
서울의 경우 8일과 9일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으며,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별 기온 현황**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이 30℃를 웃도는 가운데, 강원 동해안과 영남 내륙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드는 극심한 더위가 나타나고 있다. 7월 1일 기준으로 강릉 36.7℃, 구미 36.2℃, 밀양 36℃, 북강릉 35.9℃, 포항 35.8℃ 등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강원 강릉과 속초 등 백두대간 동쪽 지역이 더웠다면, 우리나라로 부는 바람이 남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면서 이번 주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백두대간 서쪽이 더 덥겠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열대야 현상 지속**
밤 사이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7월 1일 밤 최저기온은 강릉 29.7℃, 포항 27.4℃, 서귀포 27.3℃, 울릉도 26.8℃, 청주·울진 26.3℃, 서울 26.2℃ 등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6월 30일 최저기온 25.6°C로 2022년 이후 4년 연속 6월 열대야를 기록했으며, 이는 올여름 폭염이 얼마나 이른 시기부터 시작됐는지를 보여준다.
**정부의 폭염 대응**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국민 건강과 재산을 지키는 데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119신고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로 구축하여 폭염 관련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각 지자체는 무더위 쉼터를 확대 운영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 보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온열질환자 급증 우려**
올해 들어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는 800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들에게서 온열질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폭염 예방수칙**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방수칙을 당부했다.
첫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둘째,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며,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단, 술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해야 한다.
셋째, 시원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실내에서는 적정 온도(26-28도)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필요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폭염**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24년 여름 한국은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했으며, 2025년도 6월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폭염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위협이자 기후재난”이라며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 영향**
폭염은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농업 분야에서는 가축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등 야외 작업이 많은 산업 분야에서는 작업시간 단축과 휴식시간 연장 등으로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적 동향**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온난화가 전 지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어, 폭염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향후 전망**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7월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태풍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기온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8월까지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폭염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 개인 모두가 폭염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