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으로 국내 증시에서 ‘재평가의 시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과 지주사,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정상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투자 테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한국경제신문이 증권사 애널리스트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증시 상승 국면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저PBR 종목(43%)이 1위를 차지했다. 지주사주가 40%로 바짝 뒤를 이었고, 반도체(33%), 증권·금융주(3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기업 가치 제고 정책이 실제 투자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PBR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새 정부의 강력한 상법 개정 의지가 있다. 특히 주주권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그동안 저평가받았던 우량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대선 이후에도 저PBR주는 1년 이상 꾸준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지주사의 경우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LS, CJ, 한화 등 주요 지주회사들의 지주사 할인율(지주사 디스카운트) 축소가 기대되면서 관련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소액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조적 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도 재평가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동종 업체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와 AI 서버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재평가 테마가 단순한 단기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에 집중되면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가치주들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저PBR, 자사주 보유, 배당 확대 등이 새로운 투자 내러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진정한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 상승과 같은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정책적 기대감만으로는 지속적인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정책이 과거의 구호와 달리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동반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배당세제 개편,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구체적인 정책 수단들이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Trendy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