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열질환자 83% 급증… 전문의가 알려주는 여름철 건강관리법

7월 초부터 시작된 이례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는 800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절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온열질환의 종류와 증상

온열질환은 크게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으로 구분된다. 이 중 열사병은 가장 위험한 형태로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서 의식을 잃을 수 있어 즉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열탈진은 체온이 37-40도 사이로 올라가면서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경련은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주로 다리나 복부 근육에서 발생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온열질환 초기 증상으로 갈증, 어지럼증, 피로감, 두통 등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식이 흐려지거나 구토가 지속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위험군과 예방법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 영유아 등이 온열질환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당뇨병,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환자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하루 1.5-2리터 이상의 물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단,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실외 활동 시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시간대를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 30분마다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헐렁하고 밝은 색 옷을 입어 체온 상승을 방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올바른 수분 보충 방법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것보다는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물 1리터에 설탕 2큰술, 소금 1작은술을 넣어 간단한 경구수분보충액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수박, 오이 등 수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 환자는 과도한 수분 섭취가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담 후 적절한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한다.

실내 환경 관리의 중요성

에어컨이 없는 가정에서는 선풍기와 함께 젖은 수건을 활용해 체감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창문에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에어컨 사용 시에는 실내외 온도차를 5-6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밤에는 실내 온도를 26-28도 정도로 유지하고, 적절한 습도(50-60%)를 유지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응급상황 대처법

온열질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헐렁하게 해주어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물을 조금씩 마시게 하고, 목 뒤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차가운 수건을 대어 체온을 낮춰야 한다.

의식이 없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절대 물을 먹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를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의 경우 뇌손상이나 장기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골든타임 내의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직장 및 학교에서의 대책

야외 작업장에서는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폭염특보 발령 시 오후 2-5시 야외작업을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야외 체육수업을 실내로 변경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음수대 관리와 시원한 물 제공에 신경써야 한다.

사업장에서는 온도계를 비치해 작업환경 온도를 수시로 체크하고, 근로자들에게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수 상황별 주의사항

자동차 운전 시에는 에어컨을 미리 가동해 실내 온도를 낮춘 후 탑승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을 차 안에 혼자 두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한여름 밀폐된 차 안의 온도는 10분 만에 50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운동을 할 때는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를 이용하고,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춰야 한다. 운동 중에는 15-20분마다 수분을 보충하고, 어지럽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

정부는 폭염 대응을 위해 무더위쉼터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전국 주요 공공시설과 복지관, 마을회관 등이 무더위쉼터로 지정되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안전확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도 폭염 대비 특별 운영체제로 전환해 온열질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 건강관리 방안

폭염은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므로 장기적인 건강관리 계획이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자는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폭염 시 약물 복용 방법이나 주의사항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일부 약물은 체온 조절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이나 이웃과의 연락체계를 구축해 서로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

의료진들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온열질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자신의 컨디션을 과신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을 느끼면 즉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의 건강관리 노력과 함께 사회 전체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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